비옥취사(比玉聚沙)
인생을 살면서 ‘좋은 친구’를 만난다는 것은
그 어떤 일보다도 중요한 일입니다.
그래서 ‘좋은 친구’ 라고 생각하면 천리길도 멀다하지 않고
찾아가 만나는 것은 너무나 행복한 일입니다.
그러나 친구도 처음에 만날 때는 의기가 맞아
화통하게 친구 사이로 지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해관계에 따라 멀어지는 경우도 있고, 처음에는 담담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은근한 향기와 기품이 느껴져서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옛날부터 군자들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처음엔 물처럼 담담하지만 그 사이가 오래가게 되고,
소인들이 친구를 사귀는 것은 처음엔 술처럼 달콤하지만
이해관계에 따라 만나고 헤어진다는 비유가 있습니다.
‘서애 유성룡’ 선생은 군자들의 사귐을 ‘옥’에 비유하며,
소인들의 사귐을 ‘모래’에 비유하여 설명한 글이 바로
“비옥취사(比玉聚沙)” 이며
이 말은 “군자의 만남은 옥이 서로 만나는 것처럼
서로를 밝혀주고 자신의 빛을 잘 유지하지만,
소인의 만남은 모래가 서로 섞이는 것처럼 잘 부서진다.”
라는 의미입니다.
군자들의 친구관계를 비유하자면
‘옥’이 모이는 것과 같습니다.
서로 따뜻한 친분을 유지하면서도
엄격하게 자신을 지키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소인들의 친구관계는
마치 모래를 모아 놓은 것과 같이
처음 만나서는 서로 잘 섞이고,
부류를 가리지 않고 잘 사귀나,
끝내 이해관계가 없어지면
얼음이 녹듯 서로 갈라지게 됩니다.
요즘과 같이 이해관계에 따라 만났다, 헤어졌다.
‘모래알’ 처럼 흩어지는 시대에 한번 쯤 되새겨 봐야 할
‘귀한 말’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