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아버지

멋진 아버지

나는 서른이 다 되어 가는 취업 준비생이다. 매일 도서관에 가는 것이 일과다.
 
어느 비 오는 날이었다.
오후 5시쯤 집에 들어가니 어머니는 외출하셨고 아버지께서 맛있는 것 시켜 먹자고 하셨다.

돈도 못 벌면서 부모님께 신세를 지는 상황이 매우 불편했다.

그래도 아버지께서 “오랜만에 함께 밥먹자” 고 하셔서 쟁반국수를 시켰다.

그런데 시킨지 1시간이 넘었는데도 음식이 도착하지 않았다.

화가 나서 족발집에 전화를 걸었더니 주인이 “떠난 지 30분이 넘었는데 이상하다” 고 했다.
 
“비가 많이 와서 그런가?” 하는 생각으로 30분을 더 기다렸다. 그때 초인종이 울렸다.

나는 좀 따지려는 마음으로 문을 열었다.
그런데 배달 온 사람의 몰골이 말이 아니었다.

비에 흠뻑 젖어 있었고 나를 보더니 대뜸 “죄송합니다.
오던 길에 빗길에 오토바이가 넘어져서 수습하고 오느라고 늦었습니다. 음식값은 받지 않겠습니다.”
라는 것이었다.
 
쟁반국수는 먹기에 민망할 정도로 불어 터진 채 마구 섞여 있었다.

뭐라 한마디도 못 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나오시더니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아이구, 어디 다친 데는 없습니까? 책임감이 대단하신 분이시네요. 덕분에 오늘 우리가 아주 의미있는 음식을 먹게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음식값과 함께 세탁비까지 건네 주셨다.
그러자 배달원이 펑펑 울면서 “감사합니다” 를 연발했다.

순간 나는 아버지가 참으로 고맙고 자랑스럽고 거인처럼 느껴졌다.

나도 모르게 눈물이 핑 돌았다. 그건 돈으로는 절대로 살 수 없는 것이었다.
 
이 이야기는 SNS에 올려려 화제가 되기도 했었습니다.

이렇게 남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사람들이 있는 한 세상은 여전히 아름답고 마래에 대한 희망을 갖게 하는 게 아닐런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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