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어떤 마을에 효심이 지극하기로 소문난 청년이 있었다.
이 청년은 어머니가 돌아가시자 더욱 지극 정성으로 아버지를 봉양하였다.
이런 청년의 행실이 온 마을에 소문이 자자하게 퍼졌고 그 마을의 사또까지 그 청년의 집을 찾아와 청년을 치하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신임 사또가 부임하게 되었는데 사또는 부임하자마자 마을에서 선행을 한 사람들을 치하하려고 이방에게 적임자를 묻게 되었다.
이방은 소문이 자자하던 효자청년을 추천하였고 사또의 명에 따라 청년이 불려왔다.
사또가 효자 청년에게 물었다.
“그래, 듣자하니 네가 이 마을에서 가장 효심이 지극하다고?”
그러자 청년은 겸연쩍은 표정으로 말했다.
“효심이 지극하다니 당치 않으십니다, 저는 그저 자식으로서 제 할 도리를 다했을 뿐입니다”.
그러자 사또가 말을 이었다.
“그저 평범한 도리를 다했다면 네가 온 마을에 소문이 자자하게 날만한 효자는 아니었을터. 그래, 그동안 네 아비를 어떻게 봉양했는지 한번 얘기해 보거라.”
“사또, 저는 그저 돌아가신 어머님을 대신해서 매끼마다 따뜻한 밥을 지어드리고 빨래해 드리고, 잠자리가 불편하지 않도록 잠자리를 돌봐 드렸을 뿐입니다.”
그러자 사또는 버럭 화를 내며 말하였다.
“네 이놈! 저런 불효막심한 놈이 있나?”
그 말을 들은 청년과 주위의 모든 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해서 사또의 얼굴을 쳐다봤다.
“당장 저 불효막심한 놈에게 물 곤장 10대를 쳐서 다스려라.”
그러자 이방이 사또가 뭔가 잘못 판단한 건가 싶어 한마디 거들었다.
“사또, 저 청년이 무슨 잘못을 하였는지 도통 알 수가 없사옵니다.”
그러자 사또가 호통을 쳤다.
“저 불효막심한 놈의 잘못을 정녕 모르겠다는 말이냐?
어미가 없으면 새 어미를 구해다 드려야지, 어찌 네가 네 아비의 지어미의 역할을 하였더냐? 당장 물 곤장으로 다스려라.”
곤장을 맞고 집으로 돌아온 청년을 보고 깜짝 놀란 아비가 자초지종을 물었다.
청년이 사또의 말을 그대로 전하자 청년의 아버지가 혼자 말처럼 중얼거렸다.
‘이제야 제대로 된 명관이 부임하셨구먼!’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