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운 놈 떡 하나 더 줘라

** 미운 놈 떡 하나 더 줘라 **

옛날에 어느 한 며느리가 있었는 데 그 집의
시어미는 인정이라곤 벼룩이 간만큼도 없는 데다 성질 또한 고약했다.

고된 시집살이에 지칠대로 지쳐버린 며느리는 시어머니가 죽지 않는 한 며느리 자신이 지쳐 죽을 수 밖에 없는 절박한 상황에까지 이르게 되었다.

며느리는 용하다고 소문난 점쟁이를 찾아갔다.
“선생님, 저의 시어미를 빨리 죽게 할 방도를 좀 일러 주세요!”
간절하게 애원하는 며느리에게 점쟁이가 “당신이 원하는 대로 해 줄테니 너무 걱정하지 마시게.!!

그런데 당신 시어미가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인가?”
“인절미를 아주 좋아하지요.”
“그렇다면 앞으로 100일 간 하루도 거르지 말고 시어미에게 인절미를 만들어 드리도록 하게, 그리하면 당신 시어미는 이름모를 병에 걸려 시름시름 앓다 죽게 될 거니까.”

기쁜 마음으로 집으로 돌아온 며느리는 그날 이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인절미를 만들어 시어머니에게 드렸다.

며느리가 떡을 만들어 드리던 첫 날 시어머니는 「아니, 이 년이 죽을 때가 됐나?
왜 평소에 안 하던 짓을 하는 거지?」하면서
도 늘 좋아하는 인절미인지라 맛있게 먹었다.

매일같이 말랑말랑한 인절미를 챙겨 드린지 두어 달 쯤 지나자, 그토록 괴롭혔던 시어미의 횡포와 잔소리가 확연히 줄어 들었고, 며느리를 대하는
표정 또한 밝아졌다.

어느덧 석 달 좀 지날 무렵 “아가야! 고생이 많구나. 내가 뭐 좀 도와 주련?”
우리집 며느리는 어쩜 이리도 음식을 맛있게도 잘 만드는지”하며 예전엔 상상도 못했던 인정 많고 자상한 시어머니로 변해 있었다.

게다가 밖에만 나가면 늘 며느리 흉만 보고
다니던 시어머니가 며느리 자랑에 입에 침이 마를 정도였다.

며느리는 이렇게 좋은 시어머니가 곧 죽게 된다는 사실이 너무 가슴 아팠고, 이런 시어머니를 죽이려고 했던 자신이 무서워 지기까지 했다.
며느리는 다시 점쟁이를 찾아갔다.
“선생님, 제발 저의 시어머니를 살려 주세요!”

닭똥같은 눈물을 쏟아가며 애원하는 며느리
를 바라보던 점쟁이가 빙그레 웃으며 “당신
의 못된 시어미는 이미 죽었어.

그렇지 않은가?”
“아!!” 그때 며느리는 손뼉을 탁치며 깨달았다.
이 이야기는 미운 사람을 대하는 방법을 지혜롭게 알려주고 있다.

누군가가 미워지면 우선으로 자기가 가장
불편하게 된다.
가정은 말할 것도 없고 함께 이웃하고 있는 집이나 직장에서도 미운 사람을 얼마든지 마주칠 수가 있을 것이다.

그럴 때 상대방이 필요로 하는 것을 눈 딱 감고 백 번만 해주면 미움을 녹일 수 있다는 얘기다. 세상 이치라는 게 원래 그렇다!
미움은 미움을 낳고, 증오는 증오를 낳고, 폭력은 또 다른 폭력을 부르며, 악은 또 다른 악을 부추키게 된다.

다른 일례로 우리 조상은 귀한 자식에게는 천한 이름을 붙여 주었다.
그것은 어린 영아의 사망률이 높은 시대에 귀한 자녀의 명을 빌기 위한 것이기도 했지만, 귀한 자식일수록 너무 감싸고 귀하게만 기르지 말라는 뜻이 담겨 있는 것이기도 하다.

‘귀한 자식일수록 매를 한 대 더 때리고 미운 자식에게는 떡을 한 개 더주라’는 옛말 또한 되새겨 보고, 우리 자녀를 진정으로 사랑한다면 그 앞날을 위해서 우리가 해주어야 할 일이 무엇인가를 새겨 보는것도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정말 쉽지 않은 일이지만 내가 미워하는 사람에 대한 감정을 한 번쯤 조절해 보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누군가를 오래도록 미워하며 생을 허비하기에는 우리네 인생이 너무 짧지 않은가?